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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삼정타워점에 책방이 생긴 이유

유니클로 삼정타워점에 책방이 생긴이유

 

부산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유니클로 삼정타워점에 들렀다. 부산 서면에 위치한 삼정타워에 매장을 열었는데 규모가 꽤 상당하다. 서면역점, 범일점 등 큰 매장과 비교했을 때도 2, 3배는 큰 것 같다. 삼정타워 빌딩 접근성이 좋아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유니클로 매장 중 하나다.

한동안 방문하지 않다가 오늘 오랜만에 매장을 쭉 둘러봤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성복에 비해 남성복은 형편없다.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을 진행할 때를 제외하곤 남자 옷 쇼핑을 즐겁게 한 기억이 없다. 같이 간 여자친구의 옷을 보며 매장을 둘러보는데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공간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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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삼정타워점 책방 사진

일단, 첫인상은 굉장히 신선했다. 스파 브랜드 매장은 넓고 쾌적하며 밝기만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옷 파는 가게니까! 그런데 이제는 소비자 트렌드가 바꼈다. 그저 옷을 사기보다는 "내가 왜 이 브랜드의 옷을 사야하지?"가 더 중요해진 세상이다. 최근 기업들이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ment)에 집중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유니클로는 예전부터 '지속가능성', '라이프웨어', '환경' 등을 모토로 많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매장에 헌옷 수거함을 만든다던가, 친환경 제조 방식의 청바지를 계속 안내한다던가. 그런 익숙한 모습과 전혀 다른, 신선한 이번 프로젝트를 보니 가슴이 두근거려 얼른 여기저기 뒤져봤다.

 

유니클로 삼정타워점 Bookshelf

프로모션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읽어봤다. [ Uniqlo LifeWear - BOOKSHELF ] 유니클로가 추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일상을 제공한다."는 라이프 웨어에 "부산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를 얹었다.

Social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이기는하나, 유니클로같은 스파 기업이 현지 소비자와 함께 가치를 창출하려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보였다. 이번 프로모션을 위해 유니클로는 부산에 위치한 3개 단체/파트너와 협업을 진행했다. 부산 토박이라면 알 수도 있는, 꽤나 알려진 파트너들이었다.

 

Music & ART & BOOKS


먼저, 스테레오 북스는 동래구 온천천에 위치한 도서/음반/맥주/와인/굿즈 등을 판매하는 편집샵이다. (편집샵이 적절한 명칭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부산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장소다. 책을 사지는 않고 종종 재미삼아 놀러가고는 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게 형성되어 있어 맥주 한 잔하며 가볍게 책 읽을 수 있도록 인테리어 되어있었다.

이번 협업에서는 Life & Music 을 주제로 음악과 관련된 책을 큐레이션 해두었다. 음악에 대해 아는게 없어 잘모르는 책들이지만 음악에서 삶의 기쁨을 찾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도서들이 보였다.

독립서점 다대포예술기지도 참여했다. Life & Art에서 마찬가지로 관련된 도서를 큐레이션했다. 잘 몰랐는데 큐레이션 한 책을 보니 방문하고 싶어졌다. Art Work 도서로 구성된 매대에는 부산 시민이 오랜시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구성했다고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안내했다. 마감시간이 얼마남지않아 읽어보지는 못하고 돌아왔는데 시간 나면 다시 한 번 가서 책을 살펴봐야겠다. 그 외 샵메이커스, 위이티도 함께 참여해 본인들만의 큐레이션을 보여줬다.

 

유니클로 삼정타워 위이티


뒤늦게 알았는데 이 팝업은 7월에 시작되어 8월 말에 끝날 예정이라고 한다. 시작된지 꽤 됐는데 나만 몰랐던건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인지 의아하다. 글로벌 기업이 지역 독립서점과 협업하는 일은 쉽지않다. 기업 의도에 맞는 큐레이션을 해줄 독립 서점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다. 각 지역에 위치한 독립서점/편집샵은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이해관계 합의에도 꽤 비용이 든다.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봤을 때, 유니클로 삼정타워점이 보여준 지역 단체/서점 협업은 유니클로라는 글로벌 기업이 부산을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산의 색채가 강한 독립서점을 선정해 그들을 부산 시민 다중에 보여줌으로써 시민들은 제나름 자긍심과 지역 유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기획한 유니클로에 대한 긍정 여론이 하나, 둘 나타나지 않을까 감히 예상한다.

이번 유니클로의 기존 공간을 활용한 가치 창출은 근래 부산에서 본 마케팅 중 가장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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